대웅제약이 개발한 P-CAB(potassium-competitive출acid blocker·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차단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펙수프라잔)'가 국내 허가 6개월 만에 처방 시장에 본격 출시된다.
다음 달 건강보험 급여권에 본격 진입할 예정으로 이제는 하반기 병‧의원 처방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8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펙수클루의 급여 적용을 골자로 한 '약제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개정안'을 부의 안건으로 상정‧의결했다.
구체적으로 복지부는 '미란성 위식도염 치료제'로 대웅제약 펙수클루 40mg 포함 4개 품목(앱시토, 위캡, 벨록스캡)의 7월 급여권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책정된 약가는 알려진 대로 대체약제인 HK이노엔 케이캡(테고프라잔)과 PPI(Proton Pump Inhibitor, 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치료제의 90% 수준으로 확정됐다.
40mg/정 당 939원이다.
직접적인 경쟁약물인 케이캡이 50mg/정 당 13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제약사 입장에서 국내 개발 신약의 타이틀을 받고서도 후발 약제라는 이유로 약가에서 손해를 보고 시장에 진입한다고 볼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장에 진입한 만큼 이제 펙수클루는 케이캡과 수많은 PPI 계열 약물들과 처방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만 남았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과연 펙수클루가 어떤 성적표를 거둘지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
예상 국내 매출의 경우 급여 진입 과정에서 보험당국이 예상한 예상청구액에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복지부는 건정심 통과 과정에서 펙수클루 등 4개 품목의 예상 청구액을 38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미 대체약제가 존재하기에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처방시장에서 경쟁해 매출을 거두기에 추가 재정 소요도 없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정부의 추계를 뛰어 넘는 500억원 안팎의 더 큰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임상현장에서는 결국 케이캡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서 영업‧마케팅 능력이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PPI 계열 치료제에 못지않은 장기처방에 따른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약 400원 가량 차이는 약가는 처방시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참고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지난해 처방액 1000억원을 달성한 후 올해 1분기에도 처방액 301억원을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케이캡의 경우 HK이노엔은 종근당과 공동으로 영업‧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다만, 5월 출시한 케이캡 구강붕해정은 HK이노엔 단독으로 영업‧마케팅을 하고 있다. 제형 별로 영업‧마케팅을 진행하는 기업이 다른 셈인데 영업 현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의 한 소화기내과 원장은 "의사들마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지만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임상데이터가 누적돼 있고 확실하게 안전하다는 자료가 뒷받침 된 약물의 처방을 우선한다"며 "P-CAB 계열이 갖고 있는 앞으로의숙제인 셈"이라고 말했다.
대한내과의사회 곽경근 총무부회장(서울내과)은 "사실 같은 처방시장에서 약가가 30% 이상 차이나지 않는 한 약가가 해당 품목의 경쟁력이 되기는 힘들다"며 "환자 입장에서도 급여 적용으로 자기부담금이 크지 않기 때문에 30% 이내라면 약가로 제약사가 영업‧마케팅을 벌이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