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항응고제(NOAC) 오리지널 대표품목인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의 약가 인하가 확정되면서 제네릭 시장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제네릭 제품들이 출시 1년여 만에 점유율을 늘리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 오리지널의 약가가 인하된다는 점에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 이에 대해 바이엘은 오리지널이 가진 임상데이터와 꾸준한 처방량 성장을 바탕으로 시장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보건복지부는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고시 제2021-147호) 관련 집행 정지 종료'를 고시했다.
해당 고시는 복지부가 지난해 5월 자렐토 제네릭인 종근당의 리록시아가 1정당 1312원의 상한 금액으로 급여 목록에 등재되면서 자렐토 4개 품목(10mg, 15mg, 20mg, 2.5mg)의 약가를 작년 6월 1일부터 함량별로 30%씩 인하하고 1년 뒤인 2022년 5월 1일에 추가 인하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시 바이엘은 약가인하 처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서울고등법원이 집행정지를 받아들이면서 1년이 지난 현 시점까지 이전의 약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10일 행정소송에서 결국 바이엘이 패소하면서 대상 품목인 자렐토 고시의 효력 정지가 오는 22일부터 해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렐토는 약가 인하 고시 1년 2개월 만에 급여 상한가가 인하된다. 품목별로 살펴봤을 때는 ▲10mg ▲15mg ▲20mg 등 3개 품목이 1332원이 적용되고 ▲2.5mg 의 경우 712원이 상한금액으로 설정된다.
자렐토는 국내 최초의 NOAC으로 2009년 슬관절 및 고관절 치환술을 받은 성인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VTE) 예방 목적으로 시판 허가를 받은 치료제다.
이후 SPAF(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의 위험 감소)를 비롯한 6개 적응증을 추가하며 영역을 구축한 상태.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자렐토의 최근 5년 매출은 ▲2018년 472억원 ▲2019년 528억원▲2020년 491억원 ▲2021년 544억원 ▲2022년 1분기 137억원 등으로 꾸준한 매출 수준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바이엘은 "국내에서 지난 2021년 5월 자렐토의 제네릭 의약품이 처음으로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68개사에서 자렐토의 제네릭 제품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자렐토는 약 18%의 처방량 성장을 이루어 냈다"고 밝혔다.
다만, 제네릭이 올해 1분기 16억원에서 2분기 21억원의 처방 실적을 내며 영향력을 확장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당장 약가 인하로 인한 자렐토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리바록사반 성분 제네릭의 합계 처방액은 2021년 1분기 2억원, 3분기 5억원, 4분기 9억원, 2022년 1분기 16억원, 2분기 21억원 등으로 같은 기간 제네릭 점유율은 1%→3%→6%→10%→13%로 증가한 상태다.
특히, 경구용 항응고제(NOAC) 특성상 국내사의 마케팅 역량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오리지널인 자렐토와 제네릭간 시장 경쟁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바이엘은 특허 만료로 인해 약가 인하가 불가피하지만 오리지널 의약품의 생애 주기 중 한 과정인 만큼 입증된 효과와 안정성을 강조하며 방어 전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9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7건의 임상 및 리얼월드 연구를 완료(현재 진행 중인 연구 제외)했고 이를 바탕으로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것.
바이엘은 "자렐토가 필요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아진다는 점에서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1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쌓은 방대한 근거와 동반질환 환자에서 확인된 독보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자렐토의 가치가 계속해서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