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 취임한 유명철(정형외과) 석좌교수가 자발적으로 양한방 협진을 하는 교수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대 교수들의 무관심과 반대가 만만치 않아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유명철 경희의료원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양한방 협진론자 답게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명철 의료원장은 2004년부터 4년간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초대 병원장을 역임하면서 양한방 협진을 활성화하기 위해 의대, 한의대 교수들이 참여하는 양한방센터를 적극 지원한 바 있다.
그는 "양한방 협진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한의학이 마음에 들거나 특별히 가까워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그는 "한의학은 비과학적인 면이 많지만 우리의 역사는 한의학과 같이 했다"면서 "과거부터 체험과 경험을 체계화한 것인데, 지금의 잣대로 보는 것은 잘못이며, 한의학이 사기라고 한다면 역사에 남아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의학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의학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과거 한의학이 잘 나갈 때만 해도 고교 최상위 학생들이 경희한의대에 들어왔는데 그 좋은 시절을 다 놓쳤다"면서 "한의학 연구자들이 현대에 맞게 체계화하지 않고 소홀히 한 결과 인과응보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비방을 분석해 상품화했다면 경희대는 아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의료기관, 연구기관이 됐을텐데 그 때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경희대는 다른 대학이 갖고 있지 않은 무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양한방 협진에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는 신념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양한방 협진에 대한 의대 교수들의 거부감을 의식, 과거와 다르게 접근하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과거처럼 물리적으로 양한방 협진을 하지 않고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고 먼저 하겠다고 하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대, 한의대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양한방 협진팀을 구성할 경우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그렇게 하면 경희의료원에 서광이 비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강동경희대병원의 역사만 놓고 보더라도 유명철 의료원장 앞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그가 동서신의학병원장에서 물러난 직후 양한방협진은 사실상 허울만 남았다.
이와 함께 현대의학과 한의학을 결합한 새로운 의학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명명한 '동서신의학병원'은 한방병원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여론에 밀려 '강동경희대병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