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수술(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은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과 환자 안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정을 밟지 않았기 때문에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 고윤석(서울아산병원) 회장의 말이다.
고윤석 회장은 6일 "현재 대학병원조차도 이해상충위원회가 없다"면서 "대표적인 게 카바수술"이라고 단언했다.
의학계는 카바수술의 이해상충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대한심장학회는 송명근 교수의 카바수술이 연구윤리상 이해상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심장학회는 '건국대 송명근 교수 CARVAR 수술 관련 논문 및 수술에 대한 1차 조사결과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해상충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카바수술은 사이언시티에서 제조한 수술재료인 성형용구(윤상성형용링, 일명 SC Ring)를 환자의 몸 안에 넣는 수술이며, 사이언시티는 송 교수가 설립한 기업이어서 본인의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데 따른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경희의전원 박재현 교수도 지난해 12월 한국의료윤리학회 토론회에서 "기준 수술의 변형이라 할지라도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informed consent),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행위, 동료심사(peer review) 등의 자율규제 준수, 이해상충의 공개와 관리 등의 윤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의료윤리학회는 카바수술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한 상태다.
심평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는 올해 1월 카바수술이 판막치환술보다 안전성, 유효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가 전수조사가 아닌 단기간의 후향적 추적연구이고, 중증도가 보정되지 않아 안전성·유효성을 판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2012년 6월까지 전향적 연구를 계속하기로 결론 내렸다.
그러자 의료윤리학회는 "카바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리고도 비급여 유지 결정을 한 것은 위원회의 사명과 전문가 윤리에 합당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에 따라 의료윤리학회는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이미 수술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카바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추적 조사를 하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술 유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윤석 회장은 "새로운 수술법의 이해상충 문제를 제대로 걸러냈다면 좋았는데 의료계에 아직 이런 시스템이 없고,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카바수술이 도전에 직면한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새로운 기법의 수술이 어떤 윤리적 절차를 거쳐 임상에 적용할지 의학회의 도움을 받아 내년까지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이해상충위원회는 적어도 IRB와 별도로 독립적인 기구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카바수술을 예로 들면 링과 관련해 환자에게 이해상충에 대한 설명과 동의, 안전성 논란에 대한 노출 등을 제대로 했는지 등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