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억원.
정부가 올해부터 진행성 말기(3·4기) 간 세포암 환자에게 '넥사바'를 투여할 경우 보험 급여를 위해 편성한 신규 예산이다.
최근 건보재정 위기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니는 공단으로서는 꽤 과감한 결정을 내린 셈이다.
바꿔말하면, 세계 최초의 먹는 간암 치료제로서 특히 말기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전신적 항암 요법인 '넥사바'의 우수성을 늦게나마 인정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 약은 지난 2008년 3월 간암 관련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넥사바'에 적용되는 본인부담금은 약 50%.
여전히 신장암(넥사바의 또 다른 적응증) 등에 적용되는 환자부담금 5%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치지만, 간암치료제로는 첫 보험 적용을 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14일 바에엘헬스케어 특수의약품사업부 오수현 PM을 만나 '넥사바'의 보험 급여 확대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넥사바의 간암 관련 보험 적용은 그간 폐암, 위암 등 대표 암 치료에 쓰이는 표적항암제가 급여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꽤 늦은 출발이죠. 환자 부담금(50%)도 여전히 높습니다. 하지만 간암치료제로 첫 보험 적용을 받았습니다. 새 길을 연 것이죠."
넥사바의 보험 확대에는 경구용 항암치료제로는 처음으로 간암 환자에서 기존 화학요법보다 유의하게 생존기간을 연장한 임상 연구가 근간이 됐다.
실제 아태 간암연구 결과를 보면, 과거 전신적 항암요법 치료를 받지 않은 간암 환자에게 '넥사바'를 투여하면, 생존기간 중앙값은 6.5개월로, 위약 복용군 4.2개월 보다 길었다.
"넥사바는 간 세포암과 원발성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최초의 경구 치료제입니다. 절제수술이 불가능한 간 세포암 및 간암 치료제로 미 FDA 승인을 받았죠. 국내는 2008년 3월 18일 승인받았습니다."
보험 적용 대상은 수술 또는 국소치료가 불가능한 진행성 간세포성암(HCC) 환자다. 여기서 국소치료란 전신적 항암화학요법을 제외한 TA(C)E, ethanol injection, RFA 등의 치료법을 뜻한다.
'넥사바'의 건보 적용으로 환자는 얼마만큼 혜택을 볼까.
오 PM은 애초 한달에 300만원 들던 것이 150만원 가량으로 줄었다고 했다.
공단의 과감한 지원금 지원 결정(약 50%)과 건보 적용과 동시에 10% 약값(2만2937원)을 자진 인하한 바이엘헬스케어가 빚어낸 결과다.
"넥사바가 진행성 간암 치료에도 보험이 적용된지 3~4개월이 지났습니다. 의사는 진행성 간세포성 암에 최초로 입증된 약이 보험이 된다는 점이, 환자는 기존의 절반 가격으로 좋은 약을 복용할 수 있다고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의 마케팅 전략은 '넥사바'의 보험 확대를 바탕으로 환자 중심의 최적화된 간암 치료 기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오 PM은 이렇게 환자 중심의 마케팅을 펼친다면, 매출 증대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믿었다.
"그동안 '넥사바'의 보험 혜택이 없어 일부 치료에 의존했던 간암 환자들이 새 치료 옵션이 생겼습니다. 올해는 간암 관련 캠페인 등 환자 중심의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넥사바'가 좀 더 많은 환자에게 널리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