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대학병원장이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병원계가 크게 술렁였다.
특히 울산 경찰이 의사 1천여명을 대상으로 리베이트 조사를 하겠다고 선언한지 불과 몇일 지나지 않아 현직 병원장의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했다.
이처럼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리베이트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분명 확고해 보인다.
또한 그 이유가 무엇이든 보다 투명한 사회가 되기 위해 리베이트는 어떠한 형식으로도 없어져야 할 관습이라는 점에서 분명 이같은 조사는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리베이트는 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의사에게 치명적인 타격일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잊은 듯 하다.
이번 A대학병원장 사건도 그렇다. 현재 이 원장은 제보를 통한 정황 증거만 있을 뿐 리베이트 수수와 관련한 아무런 혐의도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사 정보는 너무나 쉽게 흘러나왔고 A대학병원과 이 원장은 언론에 공공연히 실명이 거론되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물론, 이 원장이 리베이트를 받았는지 여부는 수사가 진행돼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리베이트를 받았다면 응당 그에 대한 처벌과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아직 아무런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의 부주의와 일부 언론의 부화뇌동으로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그의 명예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울산 경찰의 조사도 사실 이와 다르지 않다. 1천여명이 리베이트에 연루됐다고 발표했지만 과연 이중에 혐의가 입증될 의사가 몇이나 있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발표로 울산 지역은 물론, 의사라는 직군 자체가 리베이트를 받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됐고 이같은 편견은 쉽사리 해소되기 힘들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지켜주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