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을 예방하려면 채식하세요. 육식의 비중을 줄여야 혈압도 낮아집니다."
그런데 환자에게 채식을 권하는 의사가 비만인데다가 육식을 좋아한다면?
채식을 권유는 하는 의사는 많아도 실제 채식을 하는 의사들은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어도 '베지닥터' 의사들에게는 안통할지 모른다.
오는 21일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베지닥터' 창립총회에는 '현미 채식의 생활화'를 목적으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 200여명이 모이는 것.
"건보재정 부담, 채식 문화로 바꾸겠다"
베지닥터의 창립 의의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 존중, 지구환경보호라는 명분이지만 이면에는 건보재정의 안정화라는 대의적인 명분도 있다.
베지닥터 공동대표인 윤성철 천안 단국대(내과) 교수는 "의료자원 낭비는 육식 문화에서 기인한다"면서 "환자들의 폭식과 육식 등 생활 습관이 당뇨나 혈압을 키우고 이는 다시 고가 약제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베지닥터의 창립 의의는 단순히 채식을 하자는 운동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한 생활 습관 만들기를 통해 건보재정의 안정성을 추구하자는 목적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균형잡힌 식단이 건강에 좋다? "식단에서 육류 빼!"
윤 교수는 베지닥터 활동을 통해 '식단의 신화'를 깨뜨리겠다고 전했다.
음식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과학자들은 균형있는 식사의 한 축으로 알려진 동물성 식품이 더 이상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동물성 식품은 과거 성인병으로 분류되던 생활습관병의 주된 원인이다"면서 "차라리 식물성 단백질만 섭취하는 게 건강에 더 낫다"고 주장했다.
식물성 단백질만 먹더라도 식단을 잘 조합하면 필수 아미노산의 부족 걱정없이 항산화와 항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채식권리장전 선언 "채식은 선택 사항 아니다"
21일에는 박은수 민주당 의원과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을 포함, 무려 20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모여 창립총회와 함께 '채식권리장전'을 선언한다.
채식권리장전이란 ▲채식은 모든 국민이 나갈 방향임을 선언한다 ▲채식은 필수임을 선언한다 ▲베지닥터는 국민의 채식할 권리를 위해 봉사할 것을 선언한다라는 것.
이날에는 대구의료원 제1신경외과 황성수 과장의 '왜 동물성 식품을 먹으면 안되는가', 경북대 예방의학교실 이덕희 교수의 '결국은 채식이 답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등을 주제로 심포지엄도 열린다.
베지닥터 관계자는 "채식은 이제 필수인 시대가 되고 있다"면서 "베지닥터 설립을 통해 국민의 인식 개선과 함께 채식 권리 수호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