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피부과 김모 원장은 지난 달에 이어 이 달에도 간호 직원 면접을 실시했다.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던 직원이 병원 코디네이터가 되겠다며 사직서를 던지고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벌써 세 번째 면접이다.
30일 개원가에 따르면 코디네이터가 병·의원에 새로운 유망직종으로 급부상하면서 간호 인력난이 더 심각해지는 예기치 못했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 간호 업무를 맡았던 직원들이 병원 코디네이터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간호 인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개원가의 간호 인력난은 이미 심각한 상황. 여기에 기존 간호 인력마저 코디네이터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개원가의 간호 인력난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원장은 "평소 성실하게 근무하던 직원이라 잡고 싶었지만,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아 직종을 바꾸겠다는 말에 더 이상 붙잡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서울, 경기 지역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지방의 한 개원의는 "지방에선 간호 인력난이 심각해 당장 간호 직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간호 인력의 이동현상은 향후 계속될 것이며 이는 간호 인력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진료 상담부터 비급여 진료비 상담 등 다양하고 근무 영역도 피부과, 성형외과, 한의원, 치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진료보조 업무보다 코디네이터 직종을 선호하는 것일까.
익명을 요구한 피부과 B원장은 "코디네이터가 외부적으로 볼 때 화려해 보여서 환상을 갖고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힘들고 지저분한 업무보다는 깨끗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업무에 대한 만족도 이외 급여 또한 코디네이터가 더 매력적이다.
간호 직원으로 일할 경우 근무연차가 높아도 100만~200만원 선에 머무는 반면 코디네이터는 환자 유치 등 근무 성과가 뛰어난 만큼 인센티브를 받을 수도 있고, 연차가 쌓일수록 연봉 인상폭이 크다.
M피부과네트워크 관계자는 "간호 직원들이 코디네이터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힘들고 급여도 낮은 간호 업무 보다 일도 편하고 급여도 높은 상담 업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병원 코디네이터 교육 강좌가 급증하면서 관심을 갖는 간호 직원들이 늘고 있다"면서 "자칫 간호 직원 상당수가 직종을 변경, 간호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