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임상과 기초 중심 연구였다면 앞으로는 공학과 경영학을 접목한 융합연구로 가야 한다."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동규 원장(신경외과 교수)은 30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개원 20주년을 맞아 성인으로 탈바꿈한 연구원의 방향성을 이같이 밝혔다.
의생명연구원(구 임상의학연구소)은 1991년 개원 후 국책사업과 다기관임상을 통한 신약개발, 전문 연구인력 육성 등 국내 임상 연구의 리더 역할을 자임해왔다.
김동규 원장은 "초대 김노경 소장을 비롯한 교수들의 노고로 SCI 논문 1400편 돌파와 연구비 수주 600억원 등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면서 "대학과 연구소, 기업에 문호를 개방해 국부 창출을 위한 신약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원의 현 목표는 교수들의 연구 환경과 연구중심병원 전환을 위한 여건 마련이다.
김동규 원장은 "매년 교수들로부터 연구실 신청을 받고 있지만 공간이 부족해 절반 밖에 못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타개책으로 제2 연구원 증축을 위한 건립추진단을 신설해 조만간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의 연구중심병원 실무단장도 맡고 있는 김 원장은 "교수들 모두 연구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에는 공감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연구전담 교수 전환시 진료공백에 따른 여파를 어떻게 메우느냐에 있다"고 답했다.
김동규 원장은 이어 "임상과 연구 능력이 우수한 교수 50명을 선발하면 50개의 성과물이 도출될 것'이라며 "진정한 연구중심병원을 원한다면 병원 여건 조성을 위해 연간 150억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 책임자로서 풀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김동규 원장은 "교수 수가 500명 가까이 증가하면서 이제 논문의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해야할 때"라면서 "현재 모든 교수의 SCI 저널 게재 논문의 영향력 지수(IF) 추이를 분석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한명의 잘 하는 교수가 업적을 내고 인정받을 있도록 평가기준을 바꿨다"며 "영향력 지수가 20 이상인 논문 책임 교수를 시상하는 '함춘창의논문상'도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신설했다"고 말했다.
김동규 원장은 끝으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사람과 재료, 아이디어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면서 "내부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만 가미된다면 글로벌 최고의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은 1일 원내 대강당에서 '창설 20주년 기념 출판기념회 및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