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후 나타나는 '심리적 외상'을 회복하는 뇌의 생물학적 변화과정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치료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5일 서울의대 류인균, 이화여대 김지은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과부 ‘21세기 프론티어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했다.
그 동안 뇌의 심리적 외상에 대한 연구는 특정시점에서의 뇌 단면적 연구에 그쳐 외상 이후 회복과정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뇌 구조 중 가장 고차원적인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배외측 전두엽 부분이 심리적 외상 회복에 관여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었지만 생물학적으로 규명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의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5년간의 추적연구를 통해 사고 후 회복에 이르는 뇌의 변화과정 중 특히, 전두엽의 변화과정에 연구를 집중했다.
연구팀은 참사 1년 후부터 생존자 가운데 30명을 대상으로 2007년까지 약 5년간 임상검사, 신경심리 및 고해상도 뇌영상 평가를 포함하는 다차원 평가를 실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전두엽에서도 좌우 전전두엽 부분 중 배외측(背外側) 전전두엽(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DLPFC)이 심리적 외상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외상에 노출된 생존자들은 배외측 전전두엽의 두께가 정상대조군에 비해 5~6% 정도 두꺼워져 있었으나 외상으로부터 회복됨에 따라 정상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현상은 감정을 컨트롤하고 기억을 소멸시키는데 기여하는 BDNF 유전자의 기능적 차이가 배외측 전전두엽의 두께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상 이후에 나타나는 뇌의 반응과 변화 및 생물학적 회복과정을 최초로 규명했다는데 연구의 중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류 교수는 "향후 심리적 외상에 대한 예방 도구의 개발과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정신과 및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 최고 수준 권위지인 일반정신의학회지(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5-Year Impact Factor=16.433) 7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