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거듭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 다시 드라마 속 의사가 파렴치한 인물로 그려지자 의사협회가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의사협회는 문제가 된 방송사에 항의 공문을 발송하고 제작진의 사과와 함께 시정조치를 요구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MBC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의사가 진료기록을 허위로 기술하는 장면을 담았다.
극중 송승준의 엄마 역할을 맡은 여배우가 담당 의사에게 "자궁을 들어내 임신을 못한다고 말해주면 8천만원을 주겠다"며 은밀한 거래를 제안하고 의사가 이에 응하는 장면이 실렸다.
이는 의료법상 의사의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
즉, 의사로서 행해서는 안 되는 일을 범하는 모습이 드라마 극중 의사를 통해 비춰진 것이다.
또한 SBS 일일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는 비윤리적인 의사 캐릭터를 다뤄 논란이 일고 있다.
극중 산부인과 의사로 나오는 여자 주인공은 고의적으로 의료사고를 저지르고, 그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 환자의 남편과 결혼한다.
또 죽은 아기의 유골함을 깨는 등 악행을 일삼는 비윤리적인 모습이 그려졌다.
드라마 속 의사의 이미지가 왜곡된 모습으로 비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MBC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의사가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핸드폰 수리 등 단순한 노무를 요구하는 장면이 묘사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 MBC 드라마 '나쁜여자 착한여자'는 의사를 불륜의 주인공으로 묘사하고, 마치 의사가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직업으로 그려 의사협회가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MBC 주말드라마에서 의사를 돈으로 매수해 진료 결과 조작을 시도한다는 비윤리적 상황 묘사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면서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SBS 주말드라마 역시 의사를 부도덕한 행위를 일삼는 역할로 설정한 것 자체가 의사의 명예와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는 것으로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사협회는 "의사와 환자간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드라마에서 극중 여자 주인공을 통해 의사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시정 요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