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면 몸이 힘들고, 안 되면 마음이 힘들다'는 선배 의사들의 조언이 딱 맞더라고요."
<메디칼타임즈>는 개원 새내기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수소문 끝에 정재석 원장(37, 바른정 재활의학과의원)을 만났다.
정 원장은 지난 5월 23일 서울 강북구에 재활의학과를 열었다. 이제 개원한지 겨우 두 달이 지났다.
그는 사실 지난 3년간 2곳의 병원에서 평범한 봉직의로 살았다. 하지만 봉직의가 가진 한계를 절감한 그는 개원을 결정하게 됐다.
"급여가 늦어지거나 봉직의로서 압박감이 적지 않았어요.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봉직의로 활동하기 어렵죠. 봉직의 1년차와 14년차가 월급이 똑같은 게 봉직의 생활이에요."
그렇게 개원을 결정하고 그가 처음 시작한 것은 개원입지 찾기. 그는 약 2달간 서울을 비롯해 시흥, 광명, 인천 송도 등 개원입지를 찾기 위해 백방을 수소문했다.
그는 "의원이 너무 많았고 동종과가 지역마다 다 자리 잡고 있었다"면서 "개원하면서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미 자리 잡은 의원을 양수받을 뻔도 했지만 결국 계약이 불발되기도 했다.
그렇게 선택한 지역이 서울 강북구. 그는 개원하는 과정에서 주위 동료 의사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개원한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면서 "입지부터 인테리어나 개원 컨설팅 업체들도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선정해 믿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어렵사리 개원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그렇다면 현재 병원 상황은 어떨까? 아직까지는 병원 경영이 신통치는 않다.
"개원 첫날 70명의 환자가 왔었고, 첫 주에 가장 환자가 많았죠. 알고 보니 기념품 받으러 오신 분들이 많았어요. 현재는 긴 장마와 무더위로 반 토막 난 상태입니다."
그러나 그는 일희일비 하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친절하고 정성껏 환자를 보다 보면, 이런 것들이 쌓여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재활의학과다운 차별성도 부각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봉직의 시절보다 못 미치는 급여와 많은 대출 이자로 인해 불안해지기도 한다"면서 "환자 1~2명 더 오고 안 오고에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새내기 개원의로서의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의사회가 분위기가 좋아 교류하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실제로 점심은 주위 개원의들과 함께 먹으면서 교류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원 새내기 정 원장의 목표는 무엇일까? 일단 개원의로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이번 여름휴가도 포기했다.
그는 "한 2년 정도 탄탄히 내실을 다져서 안정화되면 후배들을 영입해 같이 일하고 싶다"면서 "한편으론 진료시간을 조금 줄여 삶의 여유도 찾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새내기 개원의의 소박한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