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 오전 최대 400mm에 달하는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의료기관들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빠져있다.
일선 개원가는 사실상 환자가 전무한 상태며 대학병원들도 예약 취소가 줄이으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27일 자정 무렵부터 시간당 최대 70mm가 넘는 비가 쏟아져 내리자 서울 지역 전체에 호우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강남 지역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으로 강남역을 비롯, 사당역 등 주요 역사가 이미 침수됐으며 간선도로도 태반이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서울 지역 의료기관들도 혼란에 빠져있다. 대학병원들은 예약 변경을 원하는 환자들의 전화에 일선 행정직원들까지 모두 콜센터로 모여있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예약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진료를 취소하거나 변경했다"며 "빡빡하게 채워져 있는 일정상 부득이하게 날짜가 많이 미뤄져 이래 저래 곤란하게 생겼다"고 털어놨다.
B대학병원 관계자도 "병원 진입로가 침수돼 직원들도 태반이 출근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병원 개원 이래 이러한 상황은 처음이라 우리도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개원가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일부 의원에서는 의료진이 출근하지 못하면서 환자와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서초구 C이비인후과 의원 관계자는 "노원구에 거주하는 원장이 아직 출근하지 못해 일부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중"이라며 "교통 상황을 예측할 수 없으니 환자를 돌려보내지도, 잡고 있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남구 D내과의원 원장은 "지하철 통제 등으로 직원 3명 중 2명이 출근을 못했다"면서 "출근이 지연되고 있어 환자도 없지만 환자가 온다고 해도 정상적인 진료를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의료기관은 오전만 진료하는 단축 진료를 고려중이다.
서초구 E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심지어 오전에는 건물에 정전 사태까지 일어났다"며 "환자들의 진료 예약 취소 전화가 오고 있어 단축 진료를 생각 중이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F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집중 호우로 길이 진흙탕으로 변해서 인지 찾아오는 환자가 한명도 없다"면서 "단축 근무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