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빌딩이라며 개원의 유치에 열을 올리던 곳에는 학원만 잔뜩 들어서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발산지구의 상가의 현재 모습이다.
발산지구는 지난 2000년대 중반 5600여세대의 배후인구로 주목을 받았던 대표적 개원 유망지 중 하나였다.
특히 상업용지 비율이 1.4%로 다른 신도시지역의 3.5~10%와는 현저히 낮다는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그러나 2011년 현재 발산지구는 요란을 떨던 개원 유망지와는 상당히 달랐다.
분양당시만 해도 10여개의 상가 건물 대부분이 2~4층 메디컬 빌딩 전용공간을 만들어놓고 개원의를 기다렸지만 정작 지금은 한 건물당 한 곳의 의원만이 겨우 자리를 잡고 있었다.
2008년 당시에는 내과 1곳, 소아청소년과 2곳, 이비인후과 1곳, 한의원 2곳, 치과 3곳 등이 자리를 잡았지만 현재는 정형외과 1곳 정도만 늘어난 정도.
발산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초기에는 상가들이 의원 유치에 열을 올렸지만, 결국은 많이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분양 당시 많은 상가들이 의원 유치가 확정됐다고 플래카드를 붙이는 등 광고를 했었는데, 대부분 새로운 개원의 유치를 위한 '허위 광고'였던 것이다.
현재도 일부 상가에는 임대 광고가 붙어있었다. 의원 자리로 60평 4층에 보증금 5000만원에 월 250만~300만원 수준의 물건이 있었는데, 여전히 시세가 높은 편이었다.
이 지역을 아는 한 개원의는 "발산지구의 경우 마곡 개발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사실상 개원은 포화상태"라면서 "접근성 측면에서도 주변 아파트 주변 주민외에는 신규 고객이 창출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도신도시 중심상가의 경우 2006년경부터 입주가 시작돼 올해로 약 6년의 시간이 흘렀다.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등이 나란히 2곳씩 경쟁을 하고 있는데, 특히 피부과는 4곳이나 들어서 치열한 비급여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송도신도시의 경우 폐업 등 부침이 심하지는 않았다.
개원 6년째인 한 개원의는 "초기에 투자 비용이 있기 때문에 한 번 들어와서 쉽게 나가지는 못한다"면서 "6년간 1곳 정도가 문을 닫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주변 입주세대가 1만여세대가 넘어가기는 하지만 미분양과 입주지연 등의 문제로 개원가가 완벽히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까지 성장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도시 특성상 이용 환자층이 주위 주민으로 한정된 만큼 동일한 진료과가 중복되면 소위 '환자 나눠먹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
송도 신도시의 경우 임대료 수준은 발산지구보다 낮은 편이다. 110평 규모에 보증금 1억원, 월세 450만원 임대 매물이 나와 있었다.
전반적으로 임대 상가의 면적이 넓어 소규모 개원이 힘들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는데다, 국제학교와 상업지구 등이 개발돼 베드타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상가의 경우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