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1#비뇨기과가 또 다시 전공의 모집에서 쓴잔을 마셨다. 지원율이 고작 35% 대에 불과했다. 가히 충격적이다.
본지가 전국 76개 병원의 2012년 레지던트 모집 현황을 수집한 결과, 비뇨기과는 많은 병원에서 미달 사태가 속출했고, 지원자가 없는 곳도 상당했다. 빅5 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뇨기과의 몰락은 4~5년 전부터 시작됐다.
실제 이 과는 지난 2003년만해도 전공의 지원율이 138%였지만, 2007년 99.1%를 기록한 후 올해는 54.9%라는 결과가 나왔다.
불과 몇 년 전 인기과에서 기피과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내년에는 이보다 20% 가량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이니 충격이 배가되는 형국이다.
비뇨기과 의사들은 이런 결과가 이미 예견된 비극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부의 땜질식 처방을 지적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비뇨기과를 포함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특정과가 내려앉는 것을 똑똑히 지켜봤다. 정부는 그때마다 가산점 등 땜질 처방에 급급했다. 당시는 효과가 있겠지만 나중에는 이런 결과로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료영역이 붕괴되고 있는 의료 현실 속에 전문가 의식 또한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매우 우려된다. 특정과가 몰락하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많은 비뇨기과 의사들은 전공의 모집정원 감축, 상대가치 수가 인상, 진료영역 확대 등의 개선안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는 이번 비뇨기과 사태를 계기로 특정과의 침몰을 땜질 처방으로 대신해서는 안된다.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을 경우 10년 뒤에 수술하는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볼 수 없는 비극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