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정곤)가 스테로이드 범벅인 '지네환' 등 불법 한방정력제 판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불법 한방정력제의 무분별한 남용이 한의원 한약 처방 감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조치다.
한의협은 5일 "무자격자가 불법식품을 마치 한방 치료약이나 정력제로 속여 제조, 판매함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사법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식약청 서울지방청이 테로이드와 지네를 섞어 만든 일명 '지네환'을 제조, 판매해 온 업자를 검거하면서 가짜 정력제 및 발기부전치료제 등 밀수, 유통 실태가 드러난 바 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지네환에 들어간 지네(蜈蚣ㆍ오공)는 독성이 매우 강해 한의사의 처방에 의해 필요시에만 소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용 한약재로 오남용하게 되면 간손상, 오심, 구토 등의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식품의 원재료로 사용이 금지된 재료였다.
실제로 불법으로 제조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재래시장이나 성인용품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심지어 인터넷에서는 암사슴 태반 및 동물의 생식기 등을 이용한 각종 정력제가 마치 치료제인 것처럼 과대광고 되어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한의협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처럼 성분이 검증 되지 않은 불법 한방정력제를 비롯한 각종 가짜 발기 부전치료제를 과용하면 두통, 가슴 떨림부터 심근경색 등의 심각한 부작용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의협은 "원료 및 성분 등이 검증되지 않은 각종 불법식품을 오남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라면서 "각종 한약(재)의 처방과 복용은 반드시 전문가인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의해 이뤄져야만 안전하다"고 전했다.
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한약재와 관련한 불법 식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식품 및 의약품 공용 원료(한약재) 품목 축소'와 '한약 처방명(유사명칭) 사용 및 한약처방 활용 식품제조 금지' 등이 절실하다"며 "식약청이 관련법령을 하루빨리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행태가 완전히 뿌리 뽑힐 수 있도록 2만 한의사들은 사법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