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학술활동을 정리하는 의학회 추계학술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리베이트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으로 살림살이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과연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학회들이 큰 무리없이 행사를 마무리 하는 모습이다.
이들 학회들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 예산으로 학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든 학술행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지가 큰 몫을 했다.
실제로 신경외과학회의 경우 예산이 반토막으로 줄어들자 가톨릭대 강당 2곳을 빌리고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며 학회를 열었다. 그것도 50주년 기념 학술대회였다.
예전 같았다면 뉴스거리가 됐을법한 일이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경향이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듯 하다. 학술대회 개최 장소로 당연시 되던 호텔을 떠나는 학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왜 학술행사를 꼭 호텔에서 개최해야 하느냐는 비판은 예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학회들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편의면에서 호텔을 버릴 수 없다는 의견을 펼치며 매년 특급 호텔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해온 것이 사실이다.
물론 자의가 아닌 외부 환경 변화에 의해 이같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이러한 경향에 대해 내외부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대외 과시가 아닌 내실있는 학술대회가 된 것 같다는 평가가 대다수며 이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의사들도 실제로 학회에 참석하고 나서는 대체로 변화의 이유를 수긍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렇게 아낀 예산으로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학회가 많아지면서 귀감이 되고 있다는 의견도 많다.
현재 의료계에는 공정경쟁규약과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한 비판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이로 인한 악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회가 변화하는 동기가 된 것만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