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불황이 개원가에 깊게 파고들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개원의들은 내년 개원 시장은 올해보다 더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경기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성형외과, 피부과 등 비급여 시술 비중이 높은 진료과 개원가.
특히 성형외과는 올 여름 방학 시즌에 평년 대비 30% 이상 환자가 감소하는 등 이례적인 침체기를 겪었다.
성형외과의사회 조성필 회장은 "올 9~10월경 성형외과 의사들은 심각한 상황이었다"면서 "특히 비수기로 접어든 10월경에는 압구정에서 소위 잘나간다고 하는 성형외과도 환자의 발길이 끊길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겨울방학 시즌에 돌입하면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내년도 병원 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하다.
조 회장은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환자 증가를 기대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상당수 회원들이 내년도 개원시장에 대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22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도 1분기 기업경기전망(BSI) 결과 77를 기록한 데 그쳤다.
이는 기준치(100)보다 2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전망지수가 24포인트 급락한 이래 최대치라는 점에서 개원가에 위기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불황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병원 경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도 병원을 가지 않는 환자들이 늘었다는 것은 이미 통계청 자료에서 입증된 바 있다.
통계청이 지난 2008년 발표한 보건의료비 지출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월 평균 11만 38원을 지출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7년 동기간 대비 7972원 감소한 액수로 경기불황을 겪으면서 의료비 지출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병원 외래 및 입원 진료비 등 보건의료서비스에 해당하는 지출 또한 2분기 월 평균 7만 182원으로 2007년 대비 7904원 줄었다.
이에 대해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연구부장은 "의료비 특히 건강검진, 감기 등 진료비는 소득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서 "미용 성형 진료 이외에도 감기처럼 가벼운 질환에 대한 의료비 지출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개원컨설팅업체 골든와이즈닥터스 박기성 대표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순식간에 찾아왔다면 이번 유럽발 경기침체는 서서히 깊게 파고들고 있다고 봤다.
박 대표는 "개원의들이 과거와 달리 폐업보다는 경영 유지를 선택해 개원시장에서 더욱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서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성형외과의사회 홍정근 공보이사는 내년도 개원시장에 대해 파란불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단 경기침체 영향으로 의료소비가 감소한 것과 더불어 경영이 어려워진 급여과 개원의들이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를 시작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등 악재가 겹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