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도 레지던트 1년차 추가 모집 원서접수가 5일 마무리되면서 금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이 모두 끝났다. 올해 전공의 모집 결과를 종합해 보면 예년처럼 몇가지 뚜렷한 경향이 나타난다.
우선 외과계 몰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흉부외과, 외과, 산부인과에 이어 비뇨기과까지 비인기과로 전락했다. 반면 피부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등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복지부가 2009년 하반기부터 외과와 흉부외과 수가를 각각 30%, 100% 가산했지만 전공의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들 두개 과만 놓고 보더라도 외과계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가 인상 외에 개방병원제, 의료분쟁조정 등 여러가지 제도적인 보완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일부 서울의 대형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지원자들이 넘쳐났지만 지방 수련병원들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양극화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병원들은 의사, 간호사 구인난에 이어 전공의 수급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형국이다. 이 역시 개선책이 시급하다. 우수한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집중할 경우 지역의료 기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고, 이는 환자들의 수도권 집중을 더욱 심화시킬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4천명에 달하는 전문의를 매년 선발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올해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은 지난해 4063명보다 102명이 줄어든 3961명이다. 지난해 인턴 정원이 3877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모두가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다고 하더라도 정원을 채울 수 없다. 이는 적정 전문의 인력을 산출하지 않고, 수련병원의 요구에 따라 레지던트 정원을 계속 늘려온 결과다. 10년후, 20년후를 내다본 인력수급계획이 없다보니 인력 수급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수련환경이 열악한 수련병원들까지 매년 정원을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이런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정책당국의 책임이 크다. 외과계 수가 현실화를 포함한 현실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전공의 수급 불균형 해소는 요원할 수밖에 없고, 의료 왜곡은 더욱 심화될 소지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