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등 난치성 질환에 한의학적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임상의사에 의해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신희영 교수는 13일 융합학회 주최로 서울로얄호텔에서 열린 '전통의학, 현대의학 그리고 미래 기술융합' 공청회에서 한의학적 접근으로 치료한 증례를 발표했다.
소아 혈액종양 권위자인 신희영 교수는 이날 소아혈액종양학회지(2011년)에 게재된 7례를 소개했다.
일례로, 영아 섬유육종 환아(4, 남)로 항암 치료(IRS-III 32)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했으나 3차 재발이 지속되면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부모는 3대 독자인 소아 치료를 위해 새로운 치료를 주문했고, 신희영 교수는 친분 있는 한의사에게 소개해 침 치료를 받도록 했다.
한의사는 침으로 종양을 치료하지 못하나 커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소아는 침 치료 후 10년간 생존했으나, 침 치료를 중단한 후 5개월 만에 종양이 커지면서 사망했다.
신희영 교수는 "생존기간 동안 소아환자는 항암치료와 면역치료를 하지 않았고 유일하게 침에 의존했다"면서 "이 경우, 침이 효과적이라는데 반론을 제기할 의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케이스는 섬유육종 환아(3, 남)로 전방 종격동 양성종양이 커지는 이례적인 예이다.
흉부외과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진행했으나 종양 크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기도를 압박해 모든 치료가 사실상 중단됐다.
신희영 교수는 부모에게 한의학적 치료를 권해, 또 다른 한의사가 연구한 한약(MSG 500, 상황버섯 주성분)을 복용해 3개월 만에 종양크기가 절반으로 줄었다.
환아는 외과 수술이 가능해져 2~3년간 잘 지냈으나, 한약 복용을 소홀이해 종양이 커져 결국 사망했다.
신 교수는 "이 같은 케이스는 32년의 치료 경험에 비춰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라며 "이를 발표하는 이유는 한의학을 보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환기시켰다.
신희영 교수는 이어 "한의학의 가장 큰 문제는 근거중심의학이 구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암 환자를 육각수로 치료했다거나, 연예인의 유방암을 치료했다는 이야기는 증명되지 않은 사례"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제 한의학의 확실한 증례를 DB화하여 왜 효과가 있는지를 임상시험을 통해 밝혀야 한다"고 전하고 "의·한방 협진 개념 대신 환자를 중심에 둔 융합의학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희영 교수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전하고 "서양 의학을 따라가면 노벨의학상을 못 받는다. 한의학을 기초로 승화시켜야 한국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