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577만명이 정신질환을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서 치료·상담한 성인 15%에 불과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전국 성인 602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7월 19일~11월 16일) 실시한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01년과 2006년에 이은 세 번째 조사로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명제 교수팀을 책임자로 14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불안장애 등 25개 주요정신질환의 유병률과 의료서비스 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이다.
우선, 성인 중 최근 1년간 한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16.0%(남 16.2%, 여 15.8%)인 577만명으로 추정됐다. 이중 알코올과 니코틴(흡연) 사용장애를 제외하면 10.2%이다.
이는 2006년 조사한 1년 유병률 8.3%에 비해 증가한 수치이다.
평생 유병률은 27.6%(남 31.7%, 여 19.5%)로 알코올과 니코틴 사용장애를 제외하면 14.4%로 2006년 대비 14.3%p 높아졌다.
평생 한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성인도 15.6%이며, 이중 3.3%는 자살계획을 3.2%는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정신질환 경험자 중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통한 상담·치료를 받은 비율은 15.4%에 불과해, 정신 의료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조맹제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는 정책입안을 위한 기본 자료에 불과하다"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학회, 언론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정책국 임종규 국장은 "정신질환 조기발견과 적절한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등에 대한 종합대책을 4월 중 마련하겠다"면서 "직장인 건강검진 항목에 정신질환을 포함하는 등 정신건강검진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이어 "정신보건법상 정신질환 개념을 세분화해 단순한 병력만으로 불합리한 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