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우울증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도 태아와 신생아의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에 게재되었다.
우울증을 가진 여성에서의 임신은 어려운 결정에 직면하게 한다. 아이에게는 해롭다 해도 우울증을 잠재우기 위해 항우울제를 계속 복용해야 하는지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 Henning Tiemeier 박사팀은 우울증이 있는 임신부 7696명을 대상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 복용이 태아 및 신생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대상자 중 7027명은 약물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 환자였고, 570명은 임상적으로 약물 치료가 필요했지만 받지 않았으며, 90명은 SSRI 계열 약물을 복용했다. 태아초음파는 평균 임신 12.8주, 20.3주, 30.1주째에 실시했으며, 1차 종료점은 태아의 몸과 머리둘레, 조산, 부당경량아(SGA), 저체중 출생 여부로 설정했다.
결과 우울증이 심했지만 비치료군의 태아는 경증환자군에서보다 신체 크키가 4.4 g/week, 머리둘레가 0.08 mm/week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증세도 경증환자군이나 SSRI 복용군보다 비치료군에서 훨씬 심각했다.
반면 SSIR 복용군에서는 태아의 머리둘레가 경증환자군보다 0.18 mm/week나 작았지만 신체 크기는 경증환자군과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조산 위험은 SSIR 복용군이 경증환자군보다 2배 높았으며, 비치료군은 경증환자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Tiemeier 박사는 "초기 태아의 머리둘레를 통해서는 뇌의 무게를 측정 가능하고, 신생아의 머리 크기는 행동장애와 정신장애를 예측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임신 중 SSRI 복용이 자녀의 발달문제와 연관성 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신 중 SSIR 복용이 조산 위험을 높이고 태아의 머리 둘레를 짧게 하지만, 치료받지 않는다 해도 태아의 성장을 지연시켜 SSRI 복용 안전성에 대해서도 명확히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임상결과가 불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