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노환규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25일 당선됐다. 1400여명의 선거인단 선거 투표에서 838표를 획득, 58.67%의 득표율로 과반 이상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이번 선거는 그 어떤 후보도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대 관심사는 누가 2차 결선 투표에서 맞붙느냐였다. 하지만 막상 1차 개표함이 열리면서 사실상 상황이 종료됐다. 첫번째 개표함에서부터 노환규 후보가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서 나갔기 때문이다. 지난 36대 의협회장 선거에서 경만호 후보는 33.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물론 그 때는 직선이었고, 이번 선거는 간선제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득표율을 높고 거의 두배에 가깝다.
그만큼 민초의사들의 분노와 좌절이 노환규 후보에 대한 지지로 분출됐다는 분석이다. 의사들을 옥죄는 의료정책, 의료계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건강보험정책에 대한 민심의 표현이다. 여기에다 개원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특히 젊은 의사들은 발 붙일 곳이 없을 정도로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의협 집행부마저 신뢰를 상실하면서 의사들은 강력한 투쟁을 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노환규 당선자는 이런 민초의사들의 기대와 희망에 부응해야 한다. 의료현안에 냉정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총선과 대선 대책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의료계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해야 한다. 의협 회무를 보다 효율화하고, 회원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는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노환규 당선자가 회무 경험이 없거나 너무 급진적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노환규 당선자가 새로운 의협 집행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힘을 보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