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이 의사협회 신임 집행부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의협 김정곤 회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노환규 당선자가 의협회장 후보 신분으로 한의협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한의학에 대한 폄하와 왜곡이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 당선자가 대표로 활동한 전의총 회원들은 한의사를 한방사로 칭하거나 한의대가 사라져야 한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내세우는 모습에서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도 했다.
김 회장은 경만호 의협 회장과는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서울시한의사회장직을 맡을 당시 경만호 회장이 서울시의사회장으로 일하면서 가까워진 것.
두 단체장의 친분 덕분인지 모르지만 김 회장이 한의협 회장에 당선된 이후 의료일원화, 양한방 협진 논의가 활기를 띠기도 했다.
반면 차기 의협회장 노환규 당선자는 전의총 대표로 활동하면서 사안에 따라 직접 1인시위에 나서는 등 한의계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 때문에 노환규 집행부와 한의협의 관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노환규 당선자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노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의료계 수장인 의협회장이 됐다. 입장이 바뀐 만큼 그의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대화와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이날 김 회장이 발표한 사업계획 중에는 한방물리요법 보장성 확대, 한의사의 의료기사 지도권 부여 등 의료계와 갈등이 예상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
그는 앞으로 의료계와의 시각차를 어떻게 극복해 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그는 "합의할 부분도 있고 싸워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일단 최대한 서로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할 생각"이라면서 "만약 의료계를 설득하는 게 여의치 않을 땐 국민을 대상으로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한방 협진은 환자의 진료비 절감 차원에서라도 실현해야 한다"면서 "현대 의료적 치료에 한방이 곁다리로 끼는 방식이 아니라, 동일한 환자에 대해 의사와 한의사가 함께 치료법을 논의하는 방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만 한의사 채용이 허용되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정곤 회장은 향후 중점 과제로 65세 이상에 처방하는 첩약(한약)에 대해 건강보험급여를 확대하고, 한방난임치료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사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그는 또 한방건강보험 급여 확대와 함께 첩약 조제시 진찰료 및 검사료 산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