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개원의의 전업이 횡행하는 요즘. 지난 30년간 '외과' 간판을 당당히 걸고 진료해온 개원의가 있다.
경기도 광주에서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켜온 두창대 원장(62)이 그 주인공.
그는 지난 82년부터 무려 30년간이나 '서울외과' 이름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활동하고 있었다.
지역에서 서울외과는 하나의 역사이자 브랜드였다. 두 원장이 개원할 당시만 해도 광주시는 광주군으로 분류돼 변변찮은 병원 하나 없는 곳이었다.
전북 군산 인근의 시골마을에서 자란 두 원장은 "의료가 취약한 지역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따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
외과를 선택하게 된 것도 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에서 모든 질환을 보기에 가장 적합한 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두 원장은 그렇게 초기 광주의 의료를 책임지는 '주치의' 역할을 하게 됐다.
그는 "왕진부터 해서 일반 외과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환자 등 가리지 않고 진료했다"면서 "지난 30년간 꾸준히 활동한 결과, 지금도 그 환자들이 여전히 찾아온다"고 말했다.
외과 이름을 걸고도 살아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그는 광주 의료의 터줏대감이 되고, 지역내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니 이미 지역에는 유명인사가 됐다.
그러다보니 두 원장이 나서서 광주 지역 의료를 위해 종합병원을 건립해 달라는 요구도 많았다.
그러나 의료수가나 의료현실을 봤을때 비전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지난 2003년 지역 최초로 종합메디컬센터를 열었다.
10여개의 전문과들이 들어선 '서울클리닉'은 지역 종합병원의 역할도 수행하지만, 의사 사회에도 새로운 조직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모두 개별 의원이지만 식당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의사간의 주기적 교류를 통해 환자 전원, 입원실 공동 사용 등을 실천하고 있는 것.
그는 "매달 1번씩 모여 원장들이 식사를 하고 때로는 병원 옥상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기도 한다"면서 "100여명이 넘는 전체 인원이 한 식구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서울외과'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할 수 있게 된 배경이도 했다. 병원 식구들하고 조촐하게 식사나 하려던 자리가 지역 주민들과 지인들의 요청으로 기념식으로 바뀌게 된 것.
30년간 '외과 개원의'로 활동해온 그의 꿈은 소박하다.
두 원장은 "30년간 광주에서 지역 의료를 위해 활동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힘 닿는데 까지 지역에서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