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경유)엔진 배기가스가 담배, 석면, 알코올과 마찬가지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하는 최고 위험수준의 '1등급 발암물질'로 분류됐다.
WHO 산하 국제 암연구위원회(IARC)는 지난 12일 "1998년 발암물질 2A등급으로 지정했던 디젤엔진 배기가스를 1등급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WHO는 "실무그룹이 과학적 증거를 검토한 결과 만장일치로 등급을 높였다"면서
"디젤 배기가스가 폐암을 유발하며, 방광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경고했다.
IARC는 발암물질을 5개 등급으로 나눠 △'암 발생에 충분한 증거'가 있는 물질을 1등급 △'발암 개연성'이 있는 물질을 2A등급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2B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1등급엔 석면 비소 담배 알코올 등이 있으며 가솔린(휘발유)엔진 배기가스는 2B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이번 등급 조정은 올 3월 발표된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 미 국립 산업안전 및 보건연구소의 연구논문을 비롯해 세계 각 연구기관의 결과가 뒷받침됐다.
NCI는 50여 년간 광원 1만2000명을 조사한 결과 디젤 배기가스에 노출된 비흡연 광원이 비흡연 일반인보다 폐암 발병도가 7배 높다고 밝힌바 있다.
IARC 의장 크리스토퍼 와일드 박사는 "IARC가 할 일은 개발국가와 국제적인 차원에서의 규제를 위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지만, 오늘의 결정은 공중보건이 매우 위협받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평가는 신기술과 보호장치 또는 새로운 제도가 적용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 개발도상국가들의 좀더 취약한 국민들을 포함하여 전 지구적으로 적용되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IARC는 "세계 각국이 이번 IARC 결정에 따라 디젤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