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에게 필요한 교육과정을 두고 교수와 전공의가 상당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의대 김애리 교수(병리과)는 14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주최로 열린 전공의 교육 심포지엄에서 '전공의 공통 교육과정에 대한 인식과 요구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최근 전공의 과정에서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앞으로 공동 교육과정을 개설한다면 어떤 내용이 필요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취지에서 실시한 것.
김 교수는 교수 273명과 전공의 5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으며, 각각 65명, 161명이 조사에 응했다.
김 교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가장 시급히 갖춰야할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교수들은 '스스로 배우고자하는 마인드(24%)'를 가장 우선으로 꼽았다.
반면 전공의들은 '전공과의 임상지식과 기술(46%)'을 최우선 역량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공의들은 두 번째로 '전공과 기초가 되는 일반 임상지식과 기술(28%)'이 중요하다고 봤지만, 교수들은 이를 가장 하순위로 꼽았다.
이와 반대로 교수들은 '대인관계와 커뮤니케이션(18%)'을 중요한 역량이라고 했지만, 전공의들은 이를 가장 낮게 평가해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또 임상지식 이외에 전공의 과정에서 갖춰야하는 역량을 묻는 질문에서도 교수와 전공의들은 서로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교수들은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 '대인관계 및 커뮤니케이션(45%)'을 꼽고 이어 '의료윤리에 대한 지식과 판단(42%)' '의학연구(23%)' 순으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공의들은 최우선으로 '병의원 경영 및 회계관리 능력(23%)'을 꼽고 이어 '자기관리 능력(19%)' '의료법(16%)'이라고 답했다.
교수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인관계 및 커뮤니케이션'이나 '의료윤리에 대한 지식과 판단'에 대해서는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전공의들은 전공의 과정에서 당장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우고 싶어하는 욕구가 높았다.
특히 전공의 공통교육과정에 포함해야 할 내용을 묻는 질문에서 전공의들은 '개원 준비 및 운영(24%)'에 대한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교수들은 '의료윤리(37%)' '커뮤니케이션(35%)' 등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개원 준비 및 운영(7%)' 관련 과정에 대한 필요성은 매우 낮게 평가했다.
다만, 논문 디자인 및 설계나 의학통계와 관련된 교육과정은 교수와 전공의 모두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애리 교수는 "임상지식과 기술 이외에 전공의가 갖춰야할 역량이나 이를 위한 교육내용에 대해 교수들은 의료윤리,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등에 인지도가 높았지만 전공의들은 개원 이후 병의원 관리 및 회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공의 공통 교육과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교수집단은 호응이 높았지만 전공의들은 비판적인 시각"이라면서 "전공의 예비 설문조사에서 '필요하다'는 답변은 30%에 그쳤으며, '필요하지만 현재의 수련 환경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답한 전공의는 60%가 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