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가 천연물신약의 한의사 처방권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한의사 자생단체인 참의료실천연합회(참실련) 이진욱 회장은 지난 6일부터 한의사협회관 1층에서 단식투쟁에 돌입, 김정곤 한의사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진욱 회장은 10일 탈수 증상을 보여 잠시 병원에 들렀지만, 링거를 맞은 후 곧 돌아와 단식투쟁을 이어갔다.
이 회장은 "단식투쟁은 홀로 진행하지만, 이미 한의사 1724명이 서명한 김정곤 회장 용퇴 서명서를 받았다"면서 "당장 사퇴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의 핵심은 천연물신약을 둘러싼 한의사의 처방권. '한의사도 처방할 수 있다'와 '한의사만 처방할 수 있다'라는 시각차가 내홍의 발단이 됐다.
참실련에 따르면 한의협은 복지부에 천연물신약에 대한 '한의사 처방 가능'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를 두고 참실련은 '의사의 천연물신약에 대한 반대'라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
이 회장은 "천연물신약은 한약을 가공해서 만든 것으로 엄연히 한의사가 처방해야 한다"면서 "한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의 장이라면 적어도 천연물신약에 대한 의사의 처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사가 천연물신약을 처방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한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데 어떻게 한의사를 대표하는 한의협 회장으로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의사로서의 정체성은 물론 책임감이 없다"면서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보다는 현 조직을 지키는 것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참실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1일 집회를 열어 김정곤 회장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다음 과제는 김정곤 회장 사퇴 이후에 고민할 것"이라면서 "일단 모든 전력을 회장 사퇴 촉구에 쏟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 김정곤 회장은 "오늘 긴 대화를 나눴는데 무조건 못믿겠다는 식이었다"면서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모습에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