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는 의무만 있는 게 아니다. 권리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의사가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환자들에게도 이롭다."
노환규 의사협회장은 27일 오후 5시 30분부터 고대의대 신의학관에서 의대생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강연은 고대의대 학생회가 노 회장에게 의료 현안에 대한 강연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노 회장이 요청을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이날 강연의 핵심 키워드는 의사의 '권리'.
노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학생으로서 의무와 권리가 있듯이, 의사도 의무와 권리가 있다"면서 "권리는 나쁜 게 아니다. 정당히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료 현실이 악화된 이유 중 하나는 의사가 사회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의사 스스로 무조건적인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또 인문학적인 소양을 갖출 것을 주문하면서 의학서적 이외에 다양한 분야의 책, 특히 경영학적인 마인드를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 회장은 극심한 저수가 등 의사의 희생을 강요하는 의료 현실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전달했다.
그는 "환자는 의사를 믿기 때문에 의사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는 것이다. 의사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에게 높은 윤리적 잣대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전적으로 희생만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을 마련한 고대의대 이성우 학생회장은 "의대생은 아직은 예비의사에 불과하지만 의료 현실이 어떠한지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강연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의대에서는 배울 수 없는 의료 현실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