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녹내장 환자들의 안압을 낮추면 시신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해 밝혀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녹내장 치료는 주로 약물이나 레이저 및 수술적 치료를 통해 눈 안의 압력(안압)을 하강시키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지만 안압을 낮추면 시신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태우・이은지 교수팀(안과)은 안압을 낮췄을 때 눈에 일어나는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녹내장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시신경단층분석검사계(OCT)를 활용해 수술 전, 수술 후 1주일, 1개월, 6개월 간격으로 사상판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안압을 낮추면 시신경 섬유가 지나가는 조직인 '사상판'이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복원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상판은 시신경 섬유가 지나가는 부분에 구멍이 얼기설기 뚫려있는 형태의 조직으로 그 구멍 사이로 시신경 섬유가 빠져나가는데 눈 안의 압력이 높아지면 정상이었던 사상판에 변형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사상판 구멍 사이를 지나가는 시신경 섬유에 압박이 가해져 손상이 일어나며 녹내장이 발생한다.
이 때 안압을 떨어트리면 변형된 사상판 조직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연구에 따라 녹내장 치료 과정에서 안압을 낮추면 사상판이 복원되고 그에 따라 시신경 손상이 최소화됨으로써 녹내장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어 "안압을 많이 낮추면 낮출수록 사상판 복원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녹내장 환자에 있어 안압을 가능한 한 많이 낮추는 것이 녹내장 치료경과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김태우 교수(안과)는 "녹내장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안압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설이긴 했지만 그 원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높은 안압으로 인해 변형된 사상판이 안압을 낮추면 다시 복원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압을 많이 낮출수록 사상판 복원율이 높아지는 만큼 녹내장을 치료할 때 가능한 한 많이 떨어뜨리는 것이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