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이 이렇게 급성장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질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파는 할인 매장’이라는 차별화된 포지셔닝에 있다. ‘가격은 할인점, 서비스는 백화점을 지향한 것이다. 이 회사의 슬로건인 ‘Cheap and Chic’, 즉 '싸고 세련되게’를 보면 이 할인점의 특성을 잘 알 수 있다.
월마트를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월마트의 첫인상은 ‘물건이 쌀 것 같다’ 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선반에 물품을 쌓아놓고 파는 식의 창고형 매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단지 물건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선뜻 물건을 구매할까? 오히려 가격이 낮으면 질이 정말 나쁜 싸구려 물건일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구매를 꺼리는 수도 있다. 창고형으로 물건을 진열해 놓은 방식은 이런 우려를 더욱 부추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타겟의 레이아웃 방법은 다른 대형 할인 매장과 다르다. 같은 대형 할인 매장이지만 타겟은 상품을 깨끗하게 진열해 놓은 것이 마치 조그만 백화점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그리고 타겟 매장에는 스타벅스 매장이나 스시바 매장도 있는데, 상류층 문화를 대변하는 스시바는 타겟의 고급 이미지를 올리는데 기여함은 물론이다.
또한 타겟은 전단지나 값싼 잡지 광고가 아니라 고급 패션 잡지에 광고를 내보냈다. 온갖 고급품으로 가득 차 있는 패션 잡지를 보는 계층은 누구인가? 가격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중산층이다. 대형 할인매장으로는 처음으로 고급 패션지에 광고를 실은 타겟은 마치 엄청나게 큰 실수를 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과감한 프로모션은 대형 할인 매장에 대한 중산층 고객들의 편견을 불식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타겟은 유명인사를 통해 이미지를 좋게 하는 행운도 얻었다.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에 출현한 영화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Sarah Jessica Parker)가 타겟이 생각치도 않은 입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그녀는 19.99 달러로 새로 구입한 그녀의 면 파자마를 자랑하면서 “이 옷을 타겟에서 샀다”라고 얘기한 것이다. 예기치 않던 이 여배우의 공짜 PPL(간접광고)에 사람들은 타겟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았고, 다음 날 타겟 매장은 그 면 파자마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게 된다.
타겟의 심벌은 그야말로 황소눈(bullseye) 모양의 타겟이다. 사냥을 하거나 총을 쏘기 위한 빨간 동심원이 바로 그것이다. 심벌 자체로도 있지만 개의 눈 주위에 동심원을 넣어두어 멀리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타겟 사업을 시작한 1962년부터 1968년까지는 동심원의 개수가 더 많았지만 그 후 동심원의 개수를 약간 줄였다. 타겟의 컬러는 눈에 확 띄는 레드(red)인데, 매장 내부를 보면 온통 빨간 색이다.
타겟은 월마트와는 달리 지역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1995년부터 지역의 공립학교와 협력하여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게 타겟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 학생들이 미래를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타겟의 이런 사회공헌 활동이 지역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이다.
타겟은 환경 활동에서도 적극적이다. 유통매장에서는 쓰레기가 매우 많이 나오는데 매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77%를 재활용하고 있고, 업무 전산화를 통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종이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타겟의 발표에 의하면 타겟 고객은 평균 나이가 40살, 연소득은 6만 4천 달러, 43%의 고객이 아이를 가지고 있고, 학력은 대학 이상이 57%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고객을 타게팅하여 타겟은 상품을 소싱하여 판매하고 있다.
타겟은 데이톤허드슨 기업의 사업부로 시작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자 2000년 들어 회사 이름을 아예 타겟(Target Corporation)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매장의 형태도 다양화했다. 타겟에는 세 종류의 점포가 있다. 할인점 형태가 타겟의 주력이고, 이보다 매장규모가 70% 정도나 큰 타겟그레이트랜드가 있고, 수퍼마켓처럼 식료품을 강화한 수퍼타겟이 있다. 또 타겟닷컴이라는 온라인쇼핑몰도 있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곳에서도 타겟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2008년 미국에 불어 닥친 불경기에 살아남기 위해 타겟은 어떤 행보를 보였을까? 타겟 브랜드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를 가진 고객에게 전 품목 5%를 할인해주는 정책을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이런 할인 정책은 실행하기 어려우나 위기 극복을 위해 도입되었고, 이로 인해 매출은 늘었고 수익은 줄어들었다.
2010년 8월에 타겟은 획기적인 패션쇼를 벌여 유명세를 탔다. 뉴욕의 스탠다드 호텔을 통째로 빌려 4만 개가 넘는 LED 조명이 설치된 호텔의 전면이 보이는 155개의 방에서 패션쇼를 했기 때문이다. 66개의 환한 방에 댄서들이 가을 시준 상품들을 입고서 있으면 초대받은 사람들은 호텔 외부에 있으면서 한밤 중에 벌어지는 환상적인 라이브 패션쇼를 즐겼다. 물론 이러한 패션쇼는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브로 중계되어 대단한 반응을 일으켰다. 그래서 이 옥외광고 캠페인은 2011년 칸광고제 아웃도어(outdoor) 부문에서 금상을, 미디어 부문에서 은상과 동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타겟은 외국 진출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2005년이 되어서야 인도에 진출했고 2011년에 옆 나라인 캐나다로도 진출했다. 캐나다 전역에서 220개 매장을 가진 캐나다 제2의 유통기업인 젤러스(Zellers Inc.)를 인수한 것이다. 타겟은 기존의 젤러스 매장을 새로 단장하여 2014년까지 150개 타겟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타겟은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기업 중에서 106위를 차지하고 있다. 할인점 업계를 전 세계적으로 보면 프랑스에는 까르푸(Carrerfour), 영국에는 테스코(Tesco), 독일에는 메트로가 있다. 타겟과 비슷한 규모의 다른 유통업태로는 미국에 카테고리킬러 홈디포(Home Depot)와 드럭스토어 월그린(Walgreen)이 있다.
2012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타겟이 치열한 소매유통업계에서 향후 어떠한 놀라운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김민주 대표, e-m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