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는 수가도 문제이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의사의 책임이 더 커진다는 사실이다."
한림의대 이근영 교수(산부인과)는 6일 산부인과학회에서 '포괄수가제와 총액계약제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행위별수가제 체제에서는 정부의 책임이 컸지만 포괄수가제로 전환하면 의사의 책임이 커진다"면서 "의사가 환자들의 모든 사항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괄수가제는 행위별수가와 달리 정해진 수가 범위에서 의사의 재량에 따라 환자를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도 커진다는 얘기다.
그는 "당장 DRG제도를 통해 수가가 늘거나 줄어드는 게 문제가 아니다"면서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는 것에 대해 의사들은 더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은 DRG를 시행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들 하는데 사실 아직 조정기전을 작동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앞으로 어떤 조정기전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심각한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는데 있어 원가, 분류체계, 조정기전 등 3가지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는데 있어 의료계가 주도해야 한다. 의료 전문가를 주축으로 원가수준을 결정하고 질병별 분류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면서 "향후 조정기전도 법적으로 보장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등 타 국가의 의사비용(Dortor's fee)에 비해 턱없이 낮은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산부인과는 분만을 하기 전 대기하는 시간, 상담하는 시간 등이 의사비용으로 전혀 책정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포괄수가제 시행과 함께 반드시 적용해야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