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뉴스에서 프랑스의 최고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이 벨기에에 귀화 신청을 내 화제가 되었다. 귀화 이유가 유럽재정위기에 대한 프랑스의 고강도 긴축대책이 나온 직후여서 뉴스여서 더 시끄러웠고 뒷말이 많았다. 내년도 예산안에 연소득 100만유로(약14억원) 이상 소득에 대한 최고세율이 75%이고 자본취득세율도 현재 세율의 2배인 60%로 올리는 증세안을 거부한 몸짓이었다. 내용을 보면 그럴 만도 했지만 46조원의 자산을 가진 세계적 부자의 행동으로는 좀 심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자기의 노력(?)으로 번, 자기 돈에 대한 애착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세금 1만원은 같은 의미가 아닐까?
세금은 부자에게 불리한 누진세?
이런 의미에서 세금은 필요한 부분이지만 거부하고 싶은 ‘필요악’이라는 느낌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특별히 부자에게는 그 부분이 더 클 것이다. 세금이 대부분 누진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병의원의 근로소득, 사업소득이 포함되는 대표적인 종합소득세의 세율이 아래 표와 같다. 이 세율의 10%가 부가되는 주민세까지 포함하면 한국도 최고세율이 38.5%로 40%에 육박하는 것이다.
연봉 5천만원이면 소득세 3,595,000원, 지방소득세 359,500원으로 실제 납부세금이 연봉의 10%가 안되지만, 5억원인 경우는 소득세 146,300,000원, 지방소득세 14,630,000원으로 15%가 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저런 공제를 통해 구체적인 경우로 계산하면 이 차이는 더 커질 것이다. 여하튼 고소득자이면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는 것을 부자들은 못 마땅해 할 수도 있다. 이런 구조는 연봉뿐 아니라 임대소득과 일정금액 이상의 이자, 배당소득까지 포함해 계산하니 재산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부자에게게는 세금 측면에서는 계속 불이익만 보는 것 같기 때문에 부자는 세금을 피하고 싶어한다.
물론 자동차를 모는 경우에 부담하는 자동차세, 유류에 붙는 유류, 술에 부가하는 주세는 많이 벌고 많이 가진 자나 적게 벌고 빚만 있는 자에게도 동일한 비율의 세금을 부담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빈자(貧者)는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부자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
절세인가? 탈세인가?
이렇게 부자는 세금을 싫어한다. 더 많은 누진세 구조의 세금을 싫어하는 것인지 원래 세금을 싫어하는 것인지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피하고 싶어 한다. 내고 싶어도 낼 것이 없는 서민하고는 다른 재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세금은 가진 자에게, 버는 자에게 부과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세율 10%인 경우를 가정하자. 어쩌면 연봉 5천만원에 부과되는 10%의 500만원 세금은 인정하지만 5억원에 부과되는 세금 5천만원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심리적인 오해가 부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제 세율이 내려서 5%인 경우를 가정하면 5천만원 연봉자는 250만원이고, 5억원 소득자는 2500만원의 세금을 내야하는데 부자가 더 좋아할까?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여전히 2500만원이 큰돈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거부하려면 결국 많이 벌지 말던지, 세금이 전혀 없는 곳으로 도피를 하던지, 세금을 피하던지 해야 하는데 ..
부자들을 만나 세금, 절세를 이야기하다 보면 묘한 상황에 필자가 빠지곤 한다. 절세와 탈세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탈세를 강요받는 느낌 속으로 어느새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 절세는 분명히 가능하다. 그것도 모르면서 절세를 가능하게 해주면 어느새 탈세까지 하고 싶어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본성인가 보다.
<엉클조 조경만 iunclej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