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체크(cross check)' 사전적 정의는 정보 수치 등을 다른방벙으로 대조, 검토한다는 것이다.
기자가 기사를 쓸 때 꼭 필요한 말이다. 한쪽의 말만 듣고 기사를 작성하지 않고, 크로스 체크를 통해 상대방의 입장도 꼭 들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사뿐만이 아니라 어느 상황에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5일부터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행정팀 기자로서 국정감사를 제대로 처음 겪었다.
이 시즌만 되면 국회의원들은 국가기관에서 받은 자료로 보도자료를 쏟아낸다.
조금만 자극적이면 그대로 기사화 된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보도자료에만 의존해 기사를 쓰게 되면 어김없이 자료에 나온 관계자들에게 칭찬이든, 비판이든 듣게 된다.
국감 자료가 나오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보도자료와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 게 한두번이 아니다.
몇가지 예를 들면, 심평원이 제출한 진료비 확인 심사 취하율 자료다.
의원실에서는 단순히 취하율이 높다는 수치만으로 대형병원들이 환자들에게 취하를 종용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들의 입장은 달랐다. 취하라는 말도 부담스러워서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는 심평원이 제출한 자료에 통계상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잘못된 자료로 대형병원들은 환자협박범으로 몰 뻔했다.
또 다른 예로는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병원내 감염 현황 자료다. 해당 의원실을 이를 인용해 빅5를 포함한 대형병원의 병원감염 건수가 특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의료계 목소리도 달랐다. 병원감염 건수가 많은 것은 잘못된 게 아니라 감염을 줄여나가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만 봤으면 대형병원들이 문제라는 기사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5일 동안 국정감사를 보면서 느낀 점은 의원들은 답변을 들을 생각도 없이 질의하기에 바빴고, 피감 기관들은 이번만 잘 넘기자는 모습이었다.
결국 크로스체크는 기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