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치료가 가지는 장점이 분명한데도 무조건 수술을 고집한다면 이는 의사로서 직무유기입니다."
대한방사선종양학회 조관호 회장(국립암센터)은 11일 임페리얼 팰리스호텔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말을 꺼내놓았다.
방사선 치료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의사들의 편견에 가려져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세기조절방사선 치료기가 나오면서 방사선 치료의 새 지평이 열렸다"며 "두경부암이나 전립선 수술의 경우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경부암의 경우 침샘을 보호할 수 있고 전립선암도 성기능은 물론, 배뇨 관리를 돕는 장점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조관호 회장은 "침샘, 성기능 등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하지만 방사선에 대한 선입견과 수술을 신뢰하는 문화가 이러한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일부 의사들의 이기심도 방사선 치료의 확산을 막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무조건 해당 진료과에서 환자를 치료하려 하다보니 환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대다수 의사들이 방사선 치료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수술부터 강행하고 있다"며 "사실상 환자들은 선택권이 없는 만큼 이를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경우 치료방법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으면 100% 소송을 각오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방사선 치료에 대한 보험적용도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들이 방사선 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조관호 회장은 "세기조절방사선 치료법이 나온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두경부암과 전립선암 외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치료효과과 분명한 질환에 대해서는 보험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나아가 연구중심학회로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권위있는 학회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