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뇌로 전이된 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암 세포와 혈관 신생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어 뇌 전이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료시스템학과 및 기전공학부 정의헌 교수팀은 최근 HER2 항체치료를 통한 뇌 전이암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정 교수는 HER2가 과발현된 유방암이 전체 유방암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주목했다.
HER2 항체를 주입하면 스트로마에서 혈관신생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가 증가하는 것에 착안해 VEGF 경로를 막으면 혈관신생(angiogenesis)을 억제하고 뇌로 전이된 암의 성장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한 것.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정의헌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임상 진행상황과 종양의 성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동물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을 이용해 정 교수는 두 가지 표적치료제를 결합해 실험한 결과 종양의 성장이 극적으로 저하돼 생존률이 증가되는 것을 증명했다.
실제로 결합요법으로 치료한 집단은 생존률이 대조군에 비해 세 배나 증가했고 조직검사 결과 종양의 괴사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발견했다.
또한 기능성 미세혈관의 밀도가 유의미하게 줄어들었으며 나아가 신생혈관억제제와 HER2 억제제 두 가지를 모두 병용하는 트리플 병용 요법을 시도한 결과 생존율이 무려 5배나 늘어났다.
지금까지 뇌로 전이된 종양은 치료 내성으로 인해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의학자들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매달려 왔다.
정의헌 교수는 "뇌 전이암에서 신생 혈관 생성 억제 치료법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며 "또한 HER2가 과발현된 유방암의 뇌 전이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지(PNA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