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에서 조만간 시장에 내놓을 DPP-4 억제 당뇨약 '제미글로(제미글립틴)'의 마케팅 전략은 단연 '한국인 임상 데이터'다.
'제미글로' 임상 1~3상 모두 국내에서 진행됐고, 여기에 한국인 700명이 포함됐다.
LG 관계자는 "마른 비만 당뇨 환자가 많은 한국인은 서양인과 차이가 많다. 그간 SU계 약물이 많이 쓰였던 이유다. 제미글로는 한국인이 주 임상 대상인 만큼 효고와 안전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1위 동아제약도 한국인 임상을 진행 중이다. 특이점은 복제약이 그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미 생동성에서 입증된 약을 갖고 돈 낭비라는 시각도 있지만, 한국인 임상을 한 복제약이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평가도 상당하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것이다.
한국인 임상에는 다국적제약사도 나선다.
한국화이자와 한국노바티스는 최근 '엑스포지'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ARB+CCB 고혈압복합제 중에는 최초다.
임상 결과는 비한국인과 한국인에서 엑스포지의 반응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한국얀센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파니' 임상에 한국인 환자 89명을 참여시켰다. TNF-알파억제제 중 최초다.
다국적 A사 관계자는 "사실 같은 계열의 약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럴 때일수록 경쟁품이 없는 차별화를 둬야한다. 한국인 임상, 제형의 다양화 등이 그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더 이상 발품 파는 영업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국인 임상에 대해 의료진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건양대병원 심장혈관센터 배장호 교수는 "의사 입장에서 한국인 임상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의사는 항상 예측 가능한 처방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