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질환인 건선 분야를 특화시켜 국가 공공병원의 위상 제고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윤재일 박사(65, 서울의대 72년졸)는 최근 서울의대 정년퇴임 후 제2 인생을 출발하는 각오를 이같이 밝혔다.
윤재일 박사는 건선학 권위자로 경희의대를 시작으로 서울의대 교수로 30년간 건선 치료와 광의학 연구에 매진해왔다.
윤 박사는 "의료원 윤여규 원장의 권유와 지원 약속에 의료원을 선택했다"면서 "국가 공공의료기관에서 피부질환 치료의 사각지대인 건선 분야를 자리매김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에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건선은 소아 아토피와 함께 피부과 대표 질환으로 환자 수는 국내 전체 인구의 1%인 약 5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박사는 "건선질환을 완치할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면서 "만성질환으로 급여로 되어 있어 병의원에서 각광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서울대병원 교수 재직시 총 5천여 명의 건선환자를 치료해 한때 외래 대기시간 1년 이라는 교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윤재일 박사는 "30년간 5천명의 환자를 진료했다고 하면 많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질환의 특성상 3개월마다 내원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외래 인원 100명 이상으로 신규 환자를 받기가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윤 박사의 대표적 업적은 2008년 미국 피부과학회에서 발표한 얼굴 건선측정법 등 10년간의 한국인 연구 논문이다.
윤재일 박사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신념으로 연구한 것이 호평을 받아 국제학회의 초청 섭외가 쇄도했다"며 "후배들에게 항상 당부하는 부분도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찾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박사는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는 피부질환이고, 최고로 잘하는 분야는 건선이라는 점에서 도전 기회를 준 의료원에 감사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윤 박사는 "컨퍼런스 때 의료원 전공의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면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가르쳐야 겠다는 의무감이 생겼다"며 "여건이 허락하는 한 의료원의 진료와 연구, 후학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