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 진료하면 좋다는 걸 누가 모르나.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못하는 것 아닌가."
얼마 전 만난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의 말이다. 그는 다학제 진료를 활성화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지적한 한계란, 다학제 진료의 수가체계.
수가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다학제 진료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면, 환자 한명을 전문의 한명이 전담하는 기존의 진료와는 달리 환자 한명을 두고 전문의 여러 명이 진료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암 환자의 경우 전문의 한명의 판단으로는 부족할 때 종양내과, 핵의학과, 외과 등 다양한 전문의가 치료에 참여함으로써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는 식이다.
환자의 만족도는 물론 높다. 환자 한명을 두고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서 논의한 이후에 치료법을 결정한 것이니 환자의 신뢰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이처럼 이상적인 진료 시스템이지만 현실적인 한계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환자 한명 당 많은 의료진이 참여함에도 불구하고 수가는 1회에 한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종양내과 교수는 "다학제 진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료진도 상당수 있지만 어차피 수가는 제한돼 있다보니 참여가 저조하다"고 했다.
가령, 환자 한명을 치료하는데 5명의 의료진이 참여하더라도 결국 수가는 1명에게만 적용되는데 나머지 4명의 의료진 입장에서는 불만이 쌓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의료진은 "의학기술은 물론 진료체계가 급속도로 변화하는 반면 정부의 수가체계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다시 한번 의료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정부의 노력이 아쉬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