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공식적으로 대정부 투쟁의 로드맵을 밟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오늘부터 개원가, 봉직의 등 전국의 모든 의사들이 주 40시간 근무와 토요일 휴무를 하게 된다.
사실 17일부터 몇몇 개원가에서는 단축 진료 시간과 토요일 휴진일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는 곳이 속속 등장했다.
시도의사회, 각 구의사회에서는 대회원서신문과 문자 등으로 회원들의 투쟁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등 집행부를 중심으로 투쟁 열기가 뜨거운 편이다.
하지만 아직 일선 회원들은 투쟁의 취지와 방법론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느끼고 있다.
개원가를 둘러보며 만난 몇몇은 투쟁에 동참할 지를 두고 아직도 쉽사리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투쟁은 '이상'이고 휴진은 '현실'인 이상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한 개원의는 "토요일에 휴진을 하고 싶지만 사실 토요일에 환자가 가장 많아 쉽게 결정하기 어려워 진다"면서 "휴진하면 월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어려워 했다.
다른 개원의는 "사실 2000년에는 의약분업이라는 이슈가 있었지만 지금은 의사들을 설득할 만한 큰 이슈가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나 스스로도 왜 투쟁을 하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개원의들은 올바른 의료 환경의 항구적인 정착을 염원하면서도 당장의 현실에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정말 현실'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모 개원의사회 임원은 "어차피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앉아서 죽지만 목소리를 내면 상대방이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한다"면서 "이제 나뿐만 아니라 의사로 살아갈 후배를 위해서라도 투쟁을 해야할 순간이 왔다"고 전했다.
이번 대정부 투쟁의 향방은 의사들의 단결력에서 좌우될 전망이다.
현실적인 존재인 의사들이 투쟁에 얼마나 동참하게 될까.
의사들은 줄곧 "살인적인 저수가와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시달린다"고 말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투쟁이라는 '이상'과 휴진이라는 '현실' 앞에 의사들의 선택은 무엇이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