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노환규 회장이 결국 단식에 들어갔다. 대정부 투쟁의 서막이다. 노 회장은 단식을 통해 회원들을 대정부 투쟁에 동참시키고 정부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단계적으로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대정부 투쟁의 마지막 카드는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 교수 전면 파업이다.
대정부 협상안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건정심 개편, 상시 의정협의체 구성, 성분명처방 및 총액계약제 추진 중단, 포괄수가제 개선, 전공의 법정근무시간 제도화, 병원신임평가기관 신설 또는 이관 등이다.
무엇보다 의협은 이번 기회에 저수가 구조를 반드시 개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저수가로 인해 3분 진료, 과잉진료 등을 초래하고, 의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수가 문제를 포함해 건정심 개편 등은 사실 의료계의 숙원 과제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대정부 투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의료계 내부 공감대와 실행 가능한 투쟁 전략, 여론의 지지 등 필수조건을 갖추고 있느냐다. 의료계 대표자들은 시기상조론을 제기하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 회장은 단식을 시작으로 강행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이 길어질 수록 의료계는 자칫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의협은 대정부 투쟁에 앞서 다시 한번 의료계 대표들과 진지하게 전략을 재점검하고,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분명한 메시지를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