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단식을 시작하며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더 이상 불합리한 현실을 묵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저수가 등이 대표적이다.
단식 시작 동시에 노 회장을 지지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치료해 잘 알려진 아주대 이국종 교수도 그 중 한명이었다. 전공의, 공보의 등도 방문했다.
하지만 줄 잇는 단식 지지 방문에도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은 이 하나가 빠진 느낌이다. 모두가 합심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이 없다. 왜 일까.
바로 투쟁을 시작했는지조차 모르는 민초 의사들이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 의료계 고위관계자는 "당장 의협 대정부 투쟁에 맞추려면 토요일(17일) 휴진을 해야하는데 모르는 이가 많다. 알아도 준비가 안된 경우가 태반"이라고 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민초 의사들의 경우 뭔가 진행하고 있는것 같은데 공식적인 지침이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대선 일정에 맞추려다보니 다소 무리한 부분이 있다"고 바라봤다.
같은 생각이었을까. 14일 노환규 회장을 찾아온 윤현선 인천광역시의사회장은 전수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민심을 뜻을 정확히 알자는 것이다.
이번 투쟁 로드맵을 따르겠느냐 등의 간단한 설문을 만들어 회원 중 최소 절반 이상에게라도 의중을 파악해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가 찬성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대정부 투쟁에 박차를 가하자고 권했다. 만약 아니라면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그려야한다고 했다.
노 회장은 이런 제안에 일정 부분 수긍했다고 알려졌다.
원가 이하의 저수가. 의료계가 끊임없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국민들도 적은 돈으로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런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목소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또 소수 집단의 의견을 마치 전체로 바라봐서도 안된다.
노환규 회장의 대정부 투쟁 성패는 민심 파악하기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하지 않는 투쟁은 큰 의미가 없다. 오늘(15일) 열리는 긴급 전국대표자연석회의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