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13년도 전공의 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됐다.
올해도 예전과 다름없이 비인기과에 대한 기피 현상이 가속화됐고 지방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를 뽑지 못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사실 이같은 결과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외과 계열 기피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수도권 쏠림 현상 또한 최근 수년간 문제로 대두됐던 부분이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정부는 다소 당황스러울 듯 하다. 이례적으로 전공의 정원에 대해 직접 메스를 들이댔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병원신임평가위원회는 올해 전공의 정원을 247명 감축했다. 의사 배출 인력과 인턴, 전공의 정원간에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복지부는 2015년까지 총 800명의 전공의 정원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수도권 쏠림현상과 외과 계열 기피 현상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바람이다.
인기과의 정원을 줄이면 결국 그 인원이 비인기과로 일정 부분 이동할 것이며 수도권 대학병원들의 정원을 쳐내면 지방으로 흘러들어가지 않겠냐는 사고다.
그러나 첫 성적표는 참담했다. 정원을 줄인 재활의학과와 영상의학과 등 인기과는 경쟁률만 더욱 높아졌고 비뇨기과 등 비인기과 기피 현상은 가속화됐다.
또한 대형병원들은 대다수 전공의 정원을 채운 반면 지방 수련병원들은 지원이 전무한 경우도 많았다. 기대했던 결과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사실 이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던 부분이다. 정부가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의 기본 방향을 정하자 의료계는 효과가 나기 힘들다는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단순히 정원을 쳐내는 일차원적인 정책으로 기피 현상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예상외 결과에 당황한 복지부는 전공의 정원과 수가를 연계하는 정원 감축 보완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보수 공사가 효과를 낼지도 미지수다.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당장 1년 안에 나타날 문제도 대비하지 못해서야 어떻게 백년 계획을 세울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