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1일 의협이 불참한 가운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2013년도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상대가치점수당 단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 송형곤 대변인은 20일 "21일 열리는 건정심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의협의 한 직원은 건정심 불참 이유를 '집 나간 아이 빤스(팬티)' 이야기로 대신 했다.
이야기인 즉슨 철수는 집이 너무 가난해서 아버지 팬티를 입고 학교에 갔다. 그런데 체육시간에 옷을 갈아입다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선 가출을 해 버렸다.
그러자 철수 어머니는 눈물의 전단지를 뿌렸다. 그 전단지에는 "철수야 돌아와라. (아버지) 팬티 줄여놨다"
다시 말해 의협이 건정심에 들어가려고 해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의협은 지난 5월 복지부가 건정심에서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을 강행하려고 하자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후 의협은 건정심 위원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까지 건정심의 결정 구조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의협이 아무런 명분 없이 건정심에 들어갈 경우 '백기 투항'으로 비쳐질 게 뻔하다.
복지부가 수가 대폭 인상을 약속한 것도 아니어서 의협으로서는 더더욱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복지부는 21일 건정심에 내년도 의원 수가 2.2%, 2.4% 인상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2.4%는 공단이 의협과의 수가협상에서 던진 마지막 카드다. 2.2%는 공단과의 수가협상 결렬에 따른 일종의 '패널티'.
내년도 의원 수가를 2.4% 인상할 경우 상대가치 점수당 단가는 올해 68.5원에서 70.1원으로 1.6원 오른다. 2.2% 인상하면 70원이 된다.
의협이 건정심에 복귀할 경우 2.4% 인상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봐야 '0.1원' 오른다.
건정심 결정 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가 0.1%를 더 받기 위해 의협이 건정심에 복귀한다면 회원들로부터 집단포화를 받을 게 자명하다.
송형곤 대변인은 "회원들도 의협이 건정심에 들어가는 것보다, 수가결정 구조를 바꾸길 바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