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표적인 보건의료 공약 중 하나인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정책이 향후 새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연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서울대병원 대외정책실(실장 이종구)이 발행하는 웹진 Health Policy 1월호에서 '보건의료정책 핫이슈'로 새정부 보건의료정책 공약의 실현 가능성 및 발전방향에 대해 전망했다.
그는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은 의외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면서 "보장성 강화는 비급여의 급여화와 본인부담상한제 조정을 통해 추진하고, 정책 방향을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 나가는 쪽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한다는 공약은 이행 가능한 정책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새정부의 보건의료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먼저 특정질환을 미리 정해 차별적으로 혜택을 주는 방식을 탈피할 것을 제안했다.
대신 건강보험에서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았던 항목을 급여항목으로 전환하는데 주력해야한다고 했다.
허리디스크나 간경화 치료를 위해 수백만, 수천만원을 지불하는 사람은 그대로 두고 갑상선암 치료는 전액 무료로 해주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일부 질환에만 돈을 투입하면 다른 질환의 보장수준은 현재의 낮은 상태로 묶인다"면서 "특정질환 중심의 지원정책의 확대는 건보정책의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의료의 경우 교육과 달리 무상 의료는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의료서비스는 비급여를 포함하면 수많은 옵션이 있어 이를 국가가 부담하는 순간 전체 의료비 규모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저소득층 및 증산층의 환자 본인부담의료비 경감'과 '노인 임플란트 진료비 경감'과 관련한 공약에 대해서는 현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환자의 본인부담 의료비를 경감해주는 것은 현재의 본인부담상한제 혜택을 넓히고 상한액을 차등화, 세분화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라면서 "다소 행정적으로 복잡하고 추가비용이 발생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임플란트의 급여화를 두고 이르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그 대상이 '노인'의 '어금니'에 대해서만 일부를 지원해주겠다는 내용이어서 무모해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간병비의 급여화와 관련해서는 처음에는 환자본인부담을 80~90%로 높게 설정하더라도 급여화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일단 급여화하면 질 관리 여지가 커지게 되고, 가격도 적정한 수준에서 설정될 가능성이 높아 긍정적"이라면서 "앞으로 보험재정 상황을 살피면서 본인부담률을 낮춰가면 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