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을 연 보호자 없는 병원 이른바 '환자안심병원'에 대해 중소병원들이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환자 간병인력 대부분을 간호사로 채용한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대한중소병원협회(회장 백성길)는 23일 "환자의 간병 인력으로 간호사를 배치해 간호의 질을 높이는 것은 환영하지만, 현행 간호등급 차등제에서는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며 불편한 입장을 밝혔다.
다시 말해 공공의료원에서 환자안심병원을 운영하면서 간병 인력으로 간호사 채용을 늘리면 그나마 중소병원을 지키던 간호사의 이탈이 우려된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앞서 대형병원이 개원할 때마다 인근에 위치한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이탈 현상으로 어려움을 호소해온 바 있다.
중병협은 "현재 중소병원의 80% 이상이 7등급으로 간호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환자안심병원 운영을 위해 간호사 채용을 늘린다면 간호사 수급 불균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의료기관은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간호사를 증원하고, 간호등급 가산 수가까지 보상받는다면 이중적 지원정책이 아니냐"면서 "등급제 개선과 함께 시범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병협은 환자 간병업무를 왜 굳이 간호사가 맡아야하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간병은 환자의 침상을 정리하거나 오물을 치우고 검체 등을 운반하는 단순한 업무가 대부분인데 이를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거친 간호사가 하는 것은 고급인력 낭비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중병협 백성길 회장은 "간호사는 본연의 체계적인 진료보조 및 간호업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간병인력까지 간호사로 운영하는 것은 국가 전문인력 관리의 효율적 운영 측면에서도 매우 잘못된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몇년 째 중소병원들이 간호사 인력난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 없이 오히려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환자안심병원 운영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