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을 기획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에 접어들었다. 아직은 신년 분위기가 남아 있을 법도 한데 의료계의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녹록치 않은 듯 싶다.
지난 1월 내내 리베이트라는 사건이 의료계를 뒤흔들었다. 국민들은 아직도 근절되지 않는 리베이트에 그저 의사들은 돈 밖에 모른다고 혀를 차고 있다.
약사들도 가세해 리베이트 때문에 약가가 차지하는 건보 재정의 비율이 높다며 성분명 처방과 대체 조제를 활성화 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A컨설팅 업체에게 강의료를 받았다가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모 개원의는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사회적인 비난보다 의사들을 바라보는 이중적인 잣대가 가장 불편하다"고 전했다.
쌍벌제의 서슬이 퍼렇던 때에 '합법적'이라는 제약사 직원의 부탁 때문에 동영상 강좌를 만들었을 뿐인데 마치 죄가 확정된 마냥 여론은 벌써부터 마냥사냥을 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약사는 합법적인 리베이트인 백마진이 허용되지만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는 그저 '돈에 눈이 먼 불법'일 뿐이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 다닌다는 지적이다.
의료계의 많은 사람들은 의사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중적'이라는데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의사들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청렴, 결백을 요구하다가도 어느 땐 서비스 직원 수준으로 사회적 대우를 한다는 것이다.
국가보건 의료기반 시설이 취약하다 싶을 때는 공무원 취급하며 높은 청렴도를 요구하다가 그에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면 장사치로 내몬다는 지적이다.
모 개원의는 "의사 대부분이 자기 진료과목을 '감기 잡과'나 '물치 잡과'로 표현할 정도로 자기 비하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의사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풍토가 만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사들이 자존감을 찾게 되는 때는 언제일까. 이것이 과연 의사들만의 문제일까. 의사를 바라보는 이중적인 잣대가 의사들을 자기비하의 수렁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