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해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안과의사들에게 '큰절'로 공식 사과했다.
17일 노환규 의협회장은 제12회 대한안과의사회 정기학술대회에 참석해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심심한 사과의 말로 축사를 시작했다.
노 회장의 이번 사과는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으로 인한 안과의사회 회원들의 정서가 아직도 냉담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해 안과의사회는 수술 연기까지 내세우며 DRG 철회 투쟁의 전면에 나섰지만 의협이 포괄수가제 잠정 수용을 밝히면서 소위 '뒤통수를 맞았다'는 내부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노 회장은 "학술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오면서 정말 발걸음이 무거웠다"면서 "지난해 5월 1일 회장 취임 이후 9개월간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여기 계시는 분들에게는 참으로 죄송하다"고 송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가장 어깨를 무겁게 하고 짓눌렀던 것이 (포괄수가제를 막겠다는) 여러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면서 향후 수가 개선 등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노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대정부 투쟁 이후 정부와의 대화를 시작했고, 제도 개선 논의가 잘 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정권이 바뀌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한 안과 의사가 강아지 백내장 수술 수가가 사람의 수가보다 비싸다는 메세지를 보내면서 개탄할 만한 수가 제도를 비판한 바 있다"면서 "메시지를 준 의사는 농담으로 말했지만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노 회장이 사과의 말과 함께 큰절을 올리자 안과의사회의 분위기도 많이 누그러졌다는 후문이다.
안과의사회의 한 회원은 "노 회장을 믿고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지난해 포괄수가제 잠정 수용 이후 분위기가 매우 안 좋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큰절 사과를 보면서 회원들의 분위기가 누그러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