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가 약 부작용으로 피해를 입은 환자들을 구제하는 제도를 신설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2년간 미뤄진 약사법시행규칙 제정을 위해 정부가 나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5일 밝혔다.
환자단체연합은 "인구노령화, 만성질환자 증가, 신약개발 등에 의한 약 사용 증가와 의료소비자 주권의식 향상은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 신설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단체연합은 근거로 민주통합당 김성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출받은 자료를 들었다.
우리나라 의약품 부작용 발생 건수는 2009년 2만 6827건에서 2010년 5만 3854건으로 급증했다. 1년새 두배가 늘어난 것. 2011년에도 6만 6395건이 보고됐다.
이 중 의약품 부작용에 따른 사망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2010년 540건, 2011년 576건이었다.
실제 피해 환자 사례도 소개했다.
김진영 씨는 2010년 1월 약국에서 감기약을 구입해 복용하고 의약품 부작용으로 희귀병인 '스티븐존슨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현재 실명상태다.
김 씨는 3년째 15분마다 눈에 안약을 넣어야 버틸 수 있고 지금까지 각막이식술 4회, 양막이실술 10회를 했다.
환자단체연합은 "김 씨는 감기에 걸려 의사 처방을 받아 약사가 조제해준 약을 먹었을 뿐이다. 그런데 심각한 의약품 부작용으로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단체연합에 따르면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 도입은 13대 국회때인 1989년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된 적이 있다.
그 후 1991년 시행됐지만 피해구제기금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제도 신설이 22년째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단체연합은 "약사법에는 제도와 재원마련 방법의 법적근거를 규정하고 있다. 실행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만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약을 처방한 의사도, 약을 조제한 약사도, 약을 만든 제약사도, 약화사고 피해구제를 위해 설립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환자단체연합은 "약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제약사 등이 약의 부작용 때문에 환자의 피해를 보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도 약사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처럼 의약품 제조업자·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수입자가 재원을 부담하면 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