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학을 두고 전문과목간에 영역다툼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합리적인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머리를 모아야 합니다."
대한노인신경의학회가 노인의학 분야에 대한 효율적인 정책 제안을 위해 의학회 산하 노인 관련 학회들을 규합해 공동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어 주목된다.
치매 등 노인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의학계 마저 분열되면 합리적인 정책이 수립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노인신경의학회 한설희 이사장(건국의대)은 "현재 전국에 40만명에 달하는 치매 환자가 있지만 이중 70%는 방치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 정책의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장 환자에게 들어가는 약값과 보호자의 부담만 생각해 근시안적 정책만 나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제라도 예방적 측면에서 합리적으로 노인의학에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노인신경의학회는 우선 학회 내부적으로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등 노인신경계 질환에 대한 학술 역량을 높이는 한편 이들 질환과 연관된 정책적인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 간다는 계획이다.
학회 이광우 회장(서울의대)은 "학회가 창립된지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이미 상당한 기반을 이뤘다"며 "이제는 정부의 보건정책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오는 31일 개최되는 춘계학술대회를 의학과 정책, 경영 등으로 세분화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노인신경의학회는 이번 춘계 학회를 노인의학의 최신 지견과 성공적인 병원 운영, 노인의학 관련 정책 소개, 노인신경의학 보수교육 등 네가지 카테고리로 구성했다.
단순히 학술적인 영역에만 얽매이지 말고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자는 취지다.
특히 노인신경의학회는 노인의학과 관련한 타 전문과목 학회들과의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 비록 전문과목은 다르더라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함께 정책을 고민하고 제언해야 한다는 의지다.
학회 김상윤 기획이사(서울의대)는 "현재 노인의학과 관련한 의학회만 5~6개에 달한다"며 "물론 각자 전문분야가 있겠지만 노인의학은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노인신경의학회는 노인병학회, 노인의학회 등 유관 학회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조만간 공동 심포지엄 등도 추진해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